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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5-27 16:14 |최종수정 2010-05-27 16:35


추신수(AP=연합뉴스,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추신수(클리블랜드), 김태균(지바롯데) 등 해외파를 비롯해 류현진(한화), 김광현(SK), 김현수(두산) 등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올해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1차 엔트리에 포함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는 27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6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은 대표팀 사령탑으로 낙점된 조범현 KIA 타이거즈 감독과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 등이 수차례 회의를 거듭한 끝에 확정됐다.

명단에는 프로 57명(해외파 3명)과 김명성(중앙대) 등 아마추어 선수 3명이 포함됐다. 투수가 27명이며 포수 5명에 내야수 18명(지명타자 2명), 외야수 10명으로 구성됐다.

해외 선수로는 추신수, 김태균, 이범호(소프트뱅크) 등 3명이 명단에 올랐다.

KBO는 "명단은 애초 47명으로 발표할 예정이었다"라며 "하지만 포지션간 경합이 치열하고 메달이 유력시되는 종목임을 감안해 대한체육회에 증원을 건의해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최종 선수 선발도 조범현 감독과 KBO 기술위원회 등이 맡아서 결정한다. 최종 엔트리 22명은 9월중순까지 정해서 대한체육회에 전달하면 된다.

한편 야구가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정식 종목에서 빠진 탓에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회는 아시안게임만 남았다. 한국은 2006년 도하 대회에서는 일본 사회인 야구팀 등에 지면서 3위로 처지는 치욕을 맛봤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1차 명단(60명)

오른손 투수 : 윤석민 곽정철(KIA) 송은범(SK) 임태훈 이용찬(두산) 정현욱 오승환 안지만(삼성) 송승준 조정훈(롯데) 양훈 유원상(한화) 손승락(넥센) 김명성(중앙대) 임준혁(상무)

왼손 투수 : 양현종(KIA) 김광현 정우람 이승호(SK) 장원준(롯데) 금민철(넥센) 봉중근(LG) 류현진(한화) 나성범(연세대)

사이드암 투수 : 손영민(KIA) 정대현(SK) 고창성(두산)

류현진(자료사진)

포수 : 김상훈(KIA) 박경완(SK) 강민호(롯데) 진갑용(삼성) 조인성(LG)

1루수 : 박정권(SK) 이대호(롯데) 채태인(삼성) 김태균(지바롯데)

2루수 : 안치홍(KIA) 정근우(SK) 고영민(두산)

3루수 : 최정(SK) 이원석(두산) 황재균(넥센) 송광민(한화) 이범호(소프트뱅크)

유격수 : 나주환(SK) 손시헌(두산) 박기혁(롯데) 강정호(넥센)

외야수 : 이용규(KIA) 김강민(SK) 김현수 이종욱(두산) 박한이(삼성) 이대형 이진영 이택근(LG) 유한준(넥센) 추신수(클리블랜드)

지명타자 : 홍성흔(롯데) 김태완(한화)

cool@yna.co.kr
Posted by 메신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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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5-26 10:23 |최종수정 2010-05-26 10:26

Posted by 메신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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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5-18 11:59 |최종수정 2010-05-18 12:07

Posted by 메신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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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5-14 13:21 |최종수정 2010-05-14 16:15


스포츠조선 칼럼니스트인 무로이 마사야씨의 도움을 받아, 요코하마의 간나이역 인근을 서성이다 요코하마구장에 입장했다. 한눈에 보기엔 사직구장 비슷한 구조였다. 잠시후 원정중인 지바 롯데 김태균을 만났다.

 일본의 경우엔 원정팀 선수를 취재하는 게 쉽지 않은 편이다. 훈련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스탠딩 인터뷰를 위해 짧은 시간을 빼앗는 것조차 미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김태균은 아직 '신입 용병'이기 때문에 그가 멈춰서면 쳐다보는 눈이 많다. 하지만 그는 13일 요코하마전서 시즌 10호 스리런홈런을 때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성심성의껏 솔직한 얘기들을 털어놓았다.

김태균 "日서 마음 편한 적 한번도 없다"
日투수들 138km짜리 직구 145km로 느껴져

AG 대표팀 부르면 가겠지만 … 너무 힘들 듯

이대호, 나 따라해놓고…거짓말 말라고 해라

 
◇지바롯데 김태균이 13일 요코하전에서 스리런포를 터뜨린 뒤 스포츠조선과 맨투맨 인터뷰를 가졌다. 김태균은 일본프로야구에서의 힘든 점과 아시안게임 엔트리 합류 여부에 대해 솔직하게 답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오키나와 이시가키섬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김태균의 모습.
 -그동안 어찌 살았나. 낯선 리그에서 힘든 게 많았을 것 같다.

 ▶아는 사람 없는 거, 혼자 사는 거, 한국에선 그래도 경기 끝나면 사람들 만나서 밥도 먹었는데, 경기 끝나는 순간에도, 야구장에서도 그냥 혼자라는 생각만 들다보니, 휴~ 그게 힘들었다. 잡생각도 넘쳐났다.

 -겪어보니 투수들의 구위 차이가 있는가.

 ▶많이 느꼈다. 겉으로 보기엔 대부분 일본 투수들의 직구가 140㎞대 초반 아니면 138㎞ 정도다. 그런데 내 체감 스피드는 그게 아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145㎞ 넘는 직구도 받쳐놓고 쳤다. 여기선 138㎞짜리 직구에도 배트가 밀린다. 솔직히 모르겠다. 일본 투수들의 공끝이 좋은건지, 아니면 여기 스피드건이 적게 나오는 건지. 138㎞짜리가 145㎞로 느껴진다.

 -용병이라서 서러웠던 것이 있었나.

 ▶서러운 건 없다. 그런데 구단에서 아무리 잘 챙겨주고 감독님이 부담없이 대해줘도 나는 역시 용병이라 스스로 눈치가 보인다. 우리나라도 그렇지 않은가. 용병이 잘 못하면 동료들이 앞에서는 격려해도 뒤에서는 '용병이 뭐 저러냐' 하는 소리를 하지 않나. 그런 걸 알기 때문에 힘들다. 지금 이렇게(누구나 인정하는 좋은 페이스로) 하고 있어도, 내가 느끼기엔 잘 하는 것 같지 않다. 더 잘해야 용병답다는 생각이다. 마음 편한 적이 한번도 없었고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다.

 -한국쪽에서 보고싶은 사람이나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가.

 ▶한화에서 같이 뛰었던 선수들이 다 그립다. 특히 김인식 감독님 생각을 많이 했다. 그 분이 나를 지원해주고 편하게 야구 하도록 해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5년 동안이었으니 가장 오래 본 분이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다.

 -작년 정규시즌 마지막날 한화 선수들 모두가 김인식 전 감독에게 큰절을 했다. 기억나는가.

 ▶겉으로 눈물 안 보인 선수들도 그때 속으로 모두 울었다. 팀이 꼴찌하고, 나는 그후에 일본으로 왔고, 또 내가 4번타자였기 때문에 그게 더 마음 아팠다. 우리(선수들) 때문에 꼴찌한 거를 책임지고 감독님이 나가신 거니까. 우리가 잘 했으면 계속 계셨을 것 아닌가. 4번타자였던 나는 정말 죄송했다.

 -지금 이런 걸 묻는 게 괴롭히는 거라는 걸 알지만, 곧 아시안게임 1차 엔트리가 발표된다. 갈 수 있겠나.

 ▶까놓고 얘기하겠다. 힘들것 같다는 생각은 분명 든다. 지금 여기서 41경기를 치렀는데 체감으로는 100경기쯤 한 것 같다. 캠프때부터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서 시범경기 때부터 100%로 뛰었다. 이미 100경기쯤 치른 것 같은 기분인 내가 비시즌에 잠깐 한국에 들어가는데 그때 또 대표팀에 간다면 너무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일본에 오게 된 것도 (WBC) 대표팀 경력 덕분이다. 그 덕분에 군대 혜택도 받았다. 나 스스로 '안 가겠다'는 말을 할 수는 없다. 힘들지만, 대표팀에서 부르면 가겠다.

 -일본 첫시즌에 연착륙중이다. 팬들 중엔 벌써부터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라는 주문도 나온다.

 ▶처음엔 어디든 큰 무대로 옮기는 게 꿈이었다. 미국에 갈 수도 있었지만 여러 생각을 해본 결과, 내가 혼자니까(미혼이니까) 미국은 멀고, 이동거리도 길고 홀로 사는 게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일본으로 굳히자는 마음이었다. 3년후에는 미국에 도전해볼 생각도 갖고 있다. 하지만 단언할 순 없다. 그때 가서 내가 계속 혼자라면 여전히 미국 가는 건 힘들지 않을까.

 -편한 질문 좀 해보겠다. 절친 동기생인 롯데 이대호가 최근 몇 경기에선 다소 주춤한 것 같다.

 ▶어? 아닌 것 같던데. 펄펄 날아다니는 것 같던데. 계속 잘해오지 않았나? 그나저나 대호 녀석이 날 따라했다. 요즘 보니 (양말을 올려신는) 농군 패션을 하던데, 그런 거 안하던 녀석이. 얼마전에 인터뷰한 걸 보니 더워서 그랬대나, 어쨌대나. 거짓말하지 말라고 전해달라. 내 예전 스타일을 따라한 거다. 대호야, 그거 아무나 어울리는 거 아니니까 원래대로 바지 내려라.

 -올초 '일본 여성과 결혼할 수도 있다'고 했었다. 기회는 있었는가.

 ▶만날 기회도 없고, 여유도 없었다. 잠깐만 틈나도, 여기서 야구 잘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야구 잘하기 위해 고민 많았고 신경 많이 쓰면서 살았다.

 < 요코하마=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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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메신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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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선 한국야구가 조만간 고사할 것이라며 걱정한다. 다른 한편에서 꿈은 국경을 초월한다고 말한다. 오늘도 야구소년들은 꿈을 줍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프로야구가 93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넘었다. 1996년 이후 최단기간 돌파다. 사상 첫 65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원대한 계획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그러나 아마추어 야구는 반대다. 고교야구팀은 갈수록 줄고, 유망주들의 국외유출은 증가하고 있다. 아마추어 야구계는 “특별한 조치가 없는 한 한국 고교야구는 조만간 국외야구의 ‘마르지 않는 샘’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한편에선 국외유출이 반드시 우려할만한 일은 아니라고 강변한다. 되레 유망주의 국외진출을 감정적 편견이 아닌 객관적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스포츠춘추>가 국내 아마추어 야구 유망주들의 국외진출을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3편의 시리즈를 준비했다.

시리즈는 유망주의 국외진출 현황 및 미국에 이어 한국 유망주 스카우트전(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는 일본야구를 집중 조명한 1편 <한국 유망주 사냥에 나선 일본>과 중학교 때 일본으로 야구유학을 떠난 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한 투수 김무영의 이야기를 다룬 2편 <후쿠오카의 매, 김무영> 그리고  ‘유망주 유출 주범’과 ‘특급 에이전트’ 사이에서 극단적인 평가를 받는 한국인 유일의 미 메이저리그 공식 에이전트 이치훈의 인터뷰인 3편 <한국의 스캇 보라스? 그저 에이전트일뿐>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다시 부는 국외진출 바람

“요즘엔 흥이 나질 않아요. 예년만 해도 유망주 고르는 맛에 힘들 줄도 모르고 일했는데….”

4월29일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가 열리는 목동구장을 찾았을 때 모 구단 스카우트가 본부석 중앙을 바라보며 연방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바라보는 곳엔 미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이 자릴 잡고 있었다. 한 손엔 스피드건, 다른 한 손엔 볼펜을 쥔 그들은 흡사 고속도로에서 과속을 측정하는 교통경찰처럼 보였다.

“고속도로에서 150km를 밟았더니 당장 벌금 딱지를 뗍디다. 여긴 시속 150km를 던지면 그 순간 미국행 항공권이 쥐어져요. 애들이 팔이 빠지라 150을 던지려는 이유가 다 거기에 있어요. 그러다 정말 팔이 빠질 수도 있는데, 문제는 그걸 막는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안타깝지만, 대한민국 아마추어 야구 현실이 그렇습니다.”

목동구장을 찾는 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수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1994년 계약금 120만 달러를 받고 LA 다저스와 계약한 박찬호(뉴욕 양키스) 이후 지난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입단한 문찬종까지 국외진출에 성공한 유망주는 총 47명이다. 그 가운데 박찬호는 오랫동안 신화에 도취됐던 한국야구를 흔들어 깨운 이였다.

그의 미국 진출 이전까지 국내 야구인들에게 메이저리그는 ‘올림푸스 신전(神殿)’과 같았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리그였던 것이다. 메이저리거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들은 올림푸스 신전에 사는  ‘야구의 신(神)’들이었다. 그러나 박찬호의 진출로 신화는 깨졌다.

1999년은 아마추어 유망주들의 국외진출이 붐을 이룬 해였다. 김병현, 송승준(롯데), 최희섭(KIA), 오철희, 권윤민(KIA 스카우트), 서정민 등 6명이 한꺼번에 MLB에 진출했다.

그러나 2002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한 동의대 정성기를 끝으로 유망주의 미국행은 ‘뚝’ 끊겼다. 박찬호, 김병현을 제외하고 빅리그에서 출세한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눈에 띄지 않은 까닭이었다. 게다가 국내 구단의 계약금 배팅이 높아진 것도 국외 진출 자제의 한 이유였다.

2006년 신일고 남윤희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하며 4년간 숨죽어 있던 MLB 진출 불씨를 살려 놓긴 했지만, 계약금 6만 5천 달러의 마이너 계약이라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로부터 3년 뒤. 전면드래프트가 최초로 시행된 2009년, ‘제2의 국외진출 붐’이 일었다. 무려 13명의 고교생 유망주가 MLB에 진출한 것이다. 아마추어 야구계는 올 시즌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1994~2009년 국내 유망주의 국외 진출 현황>

MLB 스카우트와 에이전트의 공세 속에 갈수록 유망주 스카우트가 어려워지는 현실이 모 스카우트의 목을 쥐여오는 것일까. 대화 도중 그는 와이셔츠의 윗단추를 푸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침 국내구단 스카우트들의 공적으로 꼽히는 모 에이전트가 그의 앞을 지나쳤는데. 그때였다.

모 스카우트가 격정적인 목소리로 울분을 터트렸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씨도 안 먹힐 소리에요. 메이저리그 에이전트는 또 무슨…저 사람들 다 고엽제에요. 프로야구의 텃밭인 아마야구를 고사시키는 고엽제란 말입니다!”

일본 스카우트가 몰려오고 있다.

베테랑 스카우트인 그가 발끈한 이유가 궁금했다. 사실 MLB 스카우트들이 본부석 중앙을 차지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에이전트도 마찬가지였다.

“이전에는 그래도 보이지 않는 신사협정이란 게 있었어요. 하지만, 2009년부터 한 구단에서 유망주들을 싹쓸이하길 시작하면서 (신사협정이) 깨졌습니다. 에이전트들 역시 학부모들한테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남발하며 아이들을 빼가려고 혈안이 돼 있어요.”

실제로 지난해 컵스는 5명의 유망주를 싹쓸이했다. 올해도 덕수고 에이스 김진영과 계약하며 8개 구단 스카우트의 원성을 샀다. 야구계 일부에서 “한국 고교야구가 컵스의 ‘마르지 않는 샘’이 됐다”며 자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컵스의 성공에 자극받아선지 목동구장을 찾는 MLB 스카우트도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대통령배 대회에는 10명 이상의 MLB 스카우트가 본부석에서 진을 쳤다. 놀라운 건 고교 유망주를 노리는 이가 미국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4월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군산상고-광주일고 전에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일본프로야구(NPB) 모 팀의 스카우트였다. 그는 “볼일 있는 김에 (목동구장까지) 들렀다”라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우연히 들른 사람치곤 손에 든 스피드건이 예사롭지 않았다.

지금까지 일본 프로구단은 한국 아마추어 선수 영입에 소극적이었다. 1996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한 조성민이 거의 유일한 일본 진출 유망주였다. 한국 유망주의 일본 진출이 적었던 건 한·일 선수협정 탓이 컸다.

KBO와 NPB 사이에 맺은 한·일 선수협정 7조엔 ‘프로구단의 아마추어 선수 계약에 관하여 한국과 일본구단은 양국의 규약과 규정을 존중한다’고 명시돼 있다. 간명하게 말해 KBO가 허락하지 않는 한 일본은 한국 아마추어 유망주를 데려갈 수 없다는 뜻이다. 역으로 일본 고교유망주도 NPB가 허락하지 않는 한 한국에서 뛰지 못한다.

사실상 양국 아마추어 선수의 이동을 막은 것이다. 조성민 이후 유망주들이 일본 대신 미국을 선택한 것도 한·일과는 달리 한·미 선수협정에는 아마추어 선수 관련 조항이 없기 때문이었다.

일본은 2000년 초반부터 중남미 야구 유망주를 데려와 육성하기 시작했다. 한국야구가 발전하며 이제는 한국 유망주에게 시선을 집중하려 준비 중이다. 일본야구계에선 "고교야구 수준은 일본보다 되레 한국이 낫다"는 평이 우세하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그렇다면 일본 모 구단의 스카우트는 어째서 목동구장을 들른 것일까. 야구계에선 “편법 스카우트를 하고자”란 말이 돌고 있다. 여기서 편법 스카우트는 일본 야구 유학을 말한다. 그러니까 고교 저학년 가운데 괜찮은 선수를 중퇴시킨 뒤 일본 고교에 전학시키고 졸업 후 사회인야구나 독립리그에서 뛰게 하거나 바로 일본 프로팀과 계약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중·고교생 가운데 국내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야구 유학을 떠난 선수에 한해서는 한·일 선수협정이 적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일종의 편법인 셈. 그러나 모 구단 스카우트는 "야구유학생도 한·일 선수협정 대상자이므로 '편법 스카우트'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떨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주장이다.

일본 야구유학의 그림자

먼저 아마추어 유망주 가운데 국내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지 않았더라도, 일본 야구 유학을 떠나고서 졸업 후 일본구단과 계약할 시에는 반드시 KBO의 신분조회를 거쳐야 한다. 왜냐? NPB 입장에서 한국 아마추어 유망주도 외국인인데다 어떤 선수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분조회 시 KBO가 문제 삼으면 스카우트 자체가 불가능함을 뜻한다.

그러나 협정에는 많은 허점이 있다. 대표적인 게 NPB의 외국인 선수 규정이다. KBO가 철저히 국적에 따라 내·외국인 선수를 나누는 데 반해 NPB는 국적이 외국이라 할지라도, 일정기간 일본 아마추어 야구에서 뛰면 내국인 선수로 인정한다. 실제로 NPB 규약에는 "일본고교야구연맹에 가맹된 고교에서 3년간 수학한 경우나 일본대학야구연맹에 가입한 대학에서 4년 이상 재학한 외국인에 한해선 국적에 상관없이 내국인 선수와 똑같이 대우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이들은 일본 내국인 선수와 똑같은 대우를 인정받는 만큼 KBO의 신분조회를 생략하고 바로 일본 프로구단으로부터 지명받을 수 있다. 이는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하려는 일부 야구유학생들의 편법을 KBO가 제도적으로 막을 장치가 사라짐을 뜻한다.

국내 8개 구단 스카우트들은 점점 고갈되는 아마추어 야구판에서도 '제2의 김광현' '제2의 안치홍'을 잡기위해 뛰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

편법과는 거리가 멀지만, NPB의 외국인 선수 규정에 따라 KBO의 신분조회를 거치지 않고 일본 선수와 똑같은 신분으로 일본 프로구단에 입단한 선수가 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는 김무영(25)이다.

김무영은 부산 대신초등과 대신중을 거쳐 지난 2000년 야구 장학생으로 일본 시모노세키 하야토모고에 입학했다. 그 뒤 후쿠오카 경제대를 졸업하고 2008년부터 후쿠오카의 독립리그 레드와블러스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그리고 1년도 채 안 돼 2008년 10월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 드래프트 회의에서 별도의 신분조회 없이 소프트뱅크에 6순위로 지명됐다. 김무영이 일본에서 고교와 대학을 7년 동안 다녀 NPB의 내국인 선수 대우를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KBO는 4~5년 전부터 일본 편법 야구 유학을 감지했다. 그즈음 모 구단이 1차 지명 탈락 선수를 일본으로 야구 유학 보내려고 준비 중이란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이 구단이 유학비 전액을 내면서까지 선수를 일본으로 보내려고 했던 이유는 간명하다. 다음 해 신인지명에서 이 선수를 1차 지명으로 뽑기 위해서였다.

당시 KBO는 이러한 편법을 막으려고 규약을 개정했다. 고교 중퇴 뒤 일본으로 야구 유학을 떠났다 다시 귀국한 선수는 연고지 구단의 1차 지명을 받지 못하도록 명문화한 것이다. 대신 2차 지명에서 전면드래프트 대상자로 이름을 올리도록 했다.

일본 야구 유학을 '선수 빼돌리기'의 한 방편으로 생각하던 모 구단은 KBO의 규약개정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이때만 해도 일본 야구 유학은 국내 구단의 1차 지명을 받기 위한 수단이었지, 일본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일본 야구 유학이 다소 복잡하고 시간이 걸려도 한·일 선수협정을 거슬리지 않으면서 한국인 유망주를 스카우트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재나 제도 개혁이 능사는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국외 진출을 막으려고 지난해 4월 말 한층 강화된 제재안을 발표했다.

한국 프로구단 선수로 등록한 적이 없이 외국 프로구단에서 뛰었던 선수는 외국 구단과 계약 종료 이후 국내 구단과 선수로 2년간 입단 계약을 할 수 없다는 기존 조항에 지도자로서도 7년간 입단 계약을 금지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사실상 국내 U턴을 원천봉쇄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부 야구전문가는 “제재가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보단 전면드래프트제를 전처럼 1차 지명제도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도권 모 구단 스카우트의 말을 들어보자.

“1차 지명 당시에는 지역 내 유망주에 글러브나 용돈을 쥐여주는 식으로 일찌감치 관리가 들어갔다. 덕분에 MLB 스카우트가 선수를 낚아채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전면드래프트제 시행 이후 사전 관리가 사라지며 MLB 스카우트의 파상공세가 시작됐다. 과거 1차 지명으로 돌아가는 길만이 유망주 국외유출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한편에선 강력한 제재나 제도 개혁에 앞서 8개 구단이 스카우트 부분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한해 200억 원이 넘는 구단 운영비 가운데 스카우트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5% 사이다. 2010년 신인들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 7억 원을 스카우트비로 썼다. 지난해 대어급 신인이 없던 까닭도 있지만, 많은 야구인은 전면드래프트 시행 이후 선수들의 계약금이 대폭 낮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MLB와 NPB의 스카우트비가 전체 운영비에서 10%임을 고려할 때 낮은 수치다.

참고로 지난해 메이저리그 평균 운영비는 1억 달러(한화 약 1천127억 원)였으며 아마추어 드래프트와 스카우트 관련 운영비로 구단마다 2천만 달러(한화 약 225억 원)를 썼다. 물론 MLB와 KBO 리그는 시장 규모가 다르다. 그러나 많은 야구전문가는 “신인 계약금이 어느 정도는 돼야 MLB와 싸워도 싸울 것이 아니냐”며 “다른 데서 운영비를 줄이는 한이 있어도 스카우트비는 운영비 대비 7~10%는 올려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그래서일까. 취재 끝에 한 현직 스카우트는 이렇게 강조했다.

“배팅 없는 드래프트는 무의미해요. 좋은 선수를 스카우트하려면 그만큼 투자를 해야 합니다. 가뜩이나 프로야구도 한창 인기를 몰고 있잖아요. 하지만, 신인 계약금 규모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에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구단은 제품개발비 없이 신상품으로 떼돈을 벌겠다는 욕심을 부리는 건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Posted by 메신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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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도쿠라-오카모토' 정교한 제구력, 노련한 경기운영 강점
 

 

   
올 시즌 다승 부문 1위에 올라있는 SK 와이번스의 카도쿠라 켄.
ⓒ SK 와이번스
카도쿠라 켄

 

지바 롯데 마린스의 김태균이 일본에서 연일 홈런을 터뜨리며 '야구 한류'를 일으키고 있듯 한국에서도 두 일본인 투수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바로 SK 와이번스의 카도쿠라 켄과 LG 트윈스의 오카모토 신야가 그 주인공이다.

 

카도쿠라는 4일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6⅔이닝동안 탈삼진을 무려 10개나 잡아내며 넥센 타자들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SK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넥센의 선발투수로 나서 카도쿠라와 맞대결을 펼친 금민철 역시 6이닝동안 탈삼진 7개를 잡아내며 단 1점을 내주는데 그쳤지만 카도쿠라의 흠잡을 데 없는 활약 밀려 패전투수의 멍에를 떠안았다. 

 

이날 승리로 7승째를 거둔 카도쿠라는 평균자책점(ERA) 1.67이라는 뛰어난 활약에다 동료 타자들의 든든한 도움을 받으면서 올 시즌 선발투수로 나선 모든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100%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다승왕은 물론 20승 달성도 충분하다.

 

1995년 주니치 드래곤즈에 입단하며 일본프로야구에 데뷔한 카도쿠라는 당시 이종범과 한솥밥을 먹으며 일찌감치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일본에서 13년 동안 주니치, 긴테쓰, 요코하마, 요미우리 등을 거치며 76승 82패를 기록하고 2005년에는 탈삼진왕을 차지하기도 했던 카도쿠라는 2008년 요미우리에서 방출된 뒤 미국 진출을 모색했지만 여의치 않자 지난해 SK의 부름을 받고 한국 땅을 밟았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8승 4패, 평균자책점 5.00점으로 '그저 그런' 성과를 거뒀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SK와 재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한국 야구 2년차가 된 올 시즌에는 더욱 물오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카도쿠라는 시속 140km 후반을 넘나드는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포크볼을 앞세워 김광현, 송은범과 함께 SK의 16연승을 이끌고 있다.

 

   
LG 트윈스의 마무리투수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오카모토 신야.
ⓒ LG 트윈스
오카모토 신야

 

올해 한국 야구에 데뷔한 오카모토 역시 카도쿠라처럼 포크볼을 앞세워 LG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다만 카도쿠라가 선발투수로 활약하고 있다면 오카모토는 마무리투수로 나서 LG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이다.

 

26살의 나이에 '늦깎이 신인'이 되어 일본에서 9년간 주니치와 세이부를 거쳐 32승 19패,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고 2004년에는 최우수 중간 계투상을 받기도 했던 오카모토는 지난 시즌 세이부에서 방출당한 뒤 은퇴 대신 한국 야구에 도전했다.

 

LG가 받아들인 첫 일본인 선수가 된 오카모토는 올 시즌 11경기에 출전해 1승 1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0.64를 기록하며 든든한 마무리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동안 믿을만한 마무리투수가 없어 고민했던 LG로서는 천군마마를 얻은 셈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하위권으로 예상됐던 LG는 선발투수 박명환이 돌아온데 이어 오카모토라는 새로운 마무리투수가 힘을 보태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카도쿠라와 오카모토 둘 다 서른 중반을 넘긴 노장 투수로서 젊은 선수들처럼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는 던지기 힘들지만 일본 투수들답게 다양한 변화구와 정교한 제구력, 노련한 경기운영 등이 돋보여 국내 투수들이 배울 점도 많다.

 

그동안 북중미 외국인 선수들이 '대세'였던 한국 야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두 일본인 투수의 활약이 계속될지 주목된다.

 

 

 

Posted by 메신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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